X reverse, 설치, 2011

빈 건물에서 이웃을 엿보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와 망원경 설치. 관객들은 설치된 망원경으로, 작가의 공간과 갤러리 주변의 이웃들을 엿볼 수 있다.

(대만 레지던시에 참여하는 동안 만들어진 작업)

 

 

 

X reverse

당신은 이 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는가? 당신은 이 안을 한번이라도 들여다 본적이 있는가? 당신은 이 안에 검은 머리의 여자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당신은 이 안에서 그녀가 내는 작은 소리를 들어 본 적 있는가?

이 건물 안에는 한 여자가 살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X이다. X는 매일 아침 9시에 창문이 없는 그녀의 작은 초록색 방에서 타이완식 기지개를 펴며 타이완식으로 일어난다. X가 그녀의 초록 방에서 나온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건물 타이완식으로 한바퀴 둘러 본 후, 혼자서 조용히 타이완식 토스트를 먹는다. 토스트를 천천히 씹으며, 타이완식 표정으로 아무도 없는 건물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 본다. X는 왼쪽 옆 건물의 빈랑 가게를 엿본다. 얼굴 빛이 노란 아가씨가 두 손으로 바쁘게 빈랑을 말면서 5분에 한번씩 고개를 들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 보는 것을 엿본다. 물 끄 럼

텅빈 건물 안에서 X는 그렇게 혼자서 타이완식 허기를 느낀다. X는 가스 불은 3층에 있고, 싱크대는 2층에 있는 타이완식 부얶에서 타이완식 점심을 요리한다. 불과 물이 분리된 구조는 번거롭다. 혼자서 조용히 타이완식 점심을 먹으면서, X는 창밖을 다시 내다 본다. 그녀는 오른 쪽 옆 건물을 엿본다. 몸집이 주먹만큼 작은 할머니가 그늘에 몸을 반쯤 숨긴 채, 이가 몽땅 빠진 입을 1분에 51번씩 오물거리는 것을 엿본다. 오  물, 오  물

콧등이 살짝 까진 하얀 개가 4시간 19분마다 가벼운 걸음으로 건물 앞을 지나가는 것도 엿본다. 다시 . 하얀 개가 지나 가는 것을 두 번쯤 엿보고 나면, 하루 해가 저문다.
하루 종일  열심히 창밖을 내다 봤음에도, X는 별로 배고프지 않다. 가스 불이 3층에 있고, 싱크대는 2층에 있는 타이완식 부얶에서 타이완식 저녁을 요리하는 것도 사실 귀찮다. X는 저녁은 거르기로 한다. 그리고 다시 창가에 앉아서, 이번에는 길 건너 운동 복권 가게를 엿본다. 날씬한 복권집 아가씨가 1시간 37분 42초마다 한번씩 나와서 긴 빗자루로 부지런히 가게 앞을 쓰는 것을 엿본다. 쓱쓱 복권 가게 옆, 구멍 가게 아줌마가 금반지를 낀 손으로 21분마다 머리를 긁적이는 것도 엿본다. 긁적 긁적 긁적

물끄럼, 싹, , 오물, 긁적. 긁적,, , 오물, 물끄럼. 오물, 오물, , , 긁적, . , 오물, 긁적,물끄럼 , , 싹.

오늘도 아무도 X를 방문하지 않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X는 늦게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다음 날 9시, X는 다시 타이완식 기지개를 키고 타이완식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그녀의 타이완식 하루를 시작한다. 싹, , 쉭, 물끄럼, 긁적. 오물, 오물, 긁적, 싹, 싹. , 쉭, 오물, , 오물, 긁적, 물끄럼, , , 물끄럼.

오늘은 X에게 조금 다른 하루였다. 금반지를 낀 복권 가게 아줌마가 머리를 긁은지 5분 뒤, 작은 할머니가 이가 몽땅 빠진 입을 1,468,800번 째 오물거리고 있을 때, 키가 크고 눈썹이 진한 남자가 X를 찾아 왔다. 일주일 만에 첫 방문자이다. 남자는 X에게 묻는다. “모두 잘 되어가고 있나요?” X는 오랫만에 입을 열기가 어색히다. X는 작은 목소리로 수줍게 대답한다. “, , , , , 쉭, 물끄럼, 물끄럼, 오물, 오물, 긁적, 긁적” 남자가 말한다. “좀 더 적극적인 방식이었으면 좋겠어요. 아, 더 실험적인 것도 허용됩니다.” X가 깊이고민하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긁적, 긁적, 오물, 오물, 물끄럼, 물끄럼, 쉭, 쉭, 쉭, , , ,” 다시 남자, “재미있는 것 같네요. 저희 공간은 이웃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추구합니다.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해주십시오. 기대하겠습니다. 다시 들리지요. 전 바빠서 이만.” 이라고 말하고 서둘러 떠난다.

X는 다시 타이완식으로 혼자 남겨졌다. 빈랑 가게 아가씨가 막 누런빛의 얼굴을 들었고, 코가 약간 벗겨진 개가 지나가기 3시간 57분전이다. X는 2층에서 물을 떠서, 3층에서 물을 끓여 타이완식 차를 한 잔 타서 마신다. “싹, , 싹, , 물끄럼, , 오물, .” “긁적, , 긁적, , 오물 , 오물, .” 길 건너 건물에서 날씬한 복권 아가씨가 빗자루를 들고 종종 걸음으로 나온다. 아무도 X를 눈치채지 못한다.

 

* 이 작업에 대한 글을 읽으시려면 클릭해주세요 (영어와 만다린 중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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