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ssing, 설치와 퍼포먼스_ photographed by Natalia Gil, 2009.

이탈리아에서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기간 동안 만들어진 작업.
이 레지던시는, 비자 문제로 인하여 참여할 수 없었던 르완다 아티스트 미나미를 대신해서 참가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레지던시가 있었던 비엘라에서 사라진 여자를 찾겠다는 작업 프로포잘로 시작했었다.

하지만, 참여 기간 동안, 나 역시 비자 문제 때문에, 불투명한 관료주의적 행정으로 운영되는 복잡한 이민법 시스템을 경험하게 된다. 이 피곤한 상황의 결과로, 나는 비엘라에서 사라진 여자를 찾는 작업을 하는 대신에, 내가 프로그램을 마치지 않고 사라지는 선택으로 작업을 전환시켰다.

작업의 결과물로는, 비자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르완다 아티스트의 사진(5장)과, 그가 이탈리아에서 만들고자 했던 비디오 작업 상영, 비자 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이탈리아 이민국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보여주는 사진(16장과 설명) 을 설치했다. 이 설치는, 레지던시에서 내가 쓰던 자리의 책상 위에서 그대로 이루어 졌으며, 책상 옆의 벽에는, 내가 왜 프로그램을 끝까지 마치지 않는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상황을 선언문처럼 써서 남기고, 난 프로그램의 마지막 행사에 불참한채 '실종'되었다.

왼쪽에서부터: Biella 이민국 사무실(Ufficio Immigrazione, Questra di Biella)창문으로 바라본 이탈리아 국기와 EU 국기 // 아침 10시경, Colombia 국적의 Marcela 와 Natalia가 이민국 사무실로 들어가기 위한 티켓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민국 사무소는 일주일에 두번,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1시 40분에만 20명에 한해서 선착순으로 티켓을 발급한다. // 오후 한시경,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 오후 1시40분 이후에, 비로서 티켓을 받은 20명의 이미자들만이 이민국 사무소 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대기실 안에는 Mauritius같은, 다른 나라 관광 홍보 사진들이 걸려 있다. 오후 2시 30부터, 티켓에 적힌 순서대로, 한사람씩 상담이 이루어진다.

The taste of freedom, 르완다 작가 Jean dieu de Minani Italy, Biella서 다시 만들고자 했던 비디오 작업

m Jean dieu de minani

스테이트먼트

UNIDEE의 2009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시작된 2009년 6월 15일, 나는 레지던시 측으로부터 메일을 한통 받았다. 그것은, 비자 문제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가 할 수 없는 르완다 작가를 대신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메일이였다.

그 르완다 작가의 불행은 나의 행운이었다. – 나는 그렇게 그가 받았어야 할 장학금으로, 레지던시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지던시를 시작하면서, 나역시, 비유럽권 작가로서 비자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행객 비자로 이탈리아에 입국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90일만의 체류가 허락되는 이 비자로는, 프로그램을 끝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비엘라에 있는 이민국에서 잘못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정보인즉, 내가 이탈리아 밖에서, 프로그램을 마치는 데 모자르는 일 수 만큼의 시간을 보내고 이탈리아로 다시 들어오면, 그 시간만큼이 가감되어, 이탈리아 내 체류를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내가 런던이나 파리같은 곳에서 두어주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면, 비자 문제 없이 프로그램을 마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정보는 사실이 아니었다. 내가 이 정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건, 2009년 9월 – 내가 이탈리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단지 30일 남짓 남았을 때였다.

잘못된 정보들과, 얼키고 설킨 복잡한 비자 시스템으로 인하여, 나는 비엘라에서의 많은 시간을 내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냈다. 불투명한 관료주의적인 시스템 운영 속에서, 나는 줄 곧 이민법 관련 체제의 모든 불합리함을 경험해야만 했다.

난 여기, 비엘라에 실종된 여자를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왔다.  하지만, 경찰국의 경찰청장이 친절하게 설명해줬던 것처럼, 이탈리아에는 실종된 여자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곳에서 실종된 것이라고는, 비자 문제 때문에 올 수 없었던 르완다 작가 Jean de Dieu Minani와 내가 프로그램을 마칠 수 있는 9일이라는 시간 뿐이었다.

하지만, 다시, 운좋게도 나는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법률의 허술함으로, 나는 나의 이탈리아 입국 날짜를 한달 늦게 기재한 입국 신고서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민국의 계속된 오보와 시스템의 허술함을 경험한 나로써는, 이 행운의 종이가 과연 진짜로 효력을 발휘할 지 의심스러웠다. 난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내 비자에 적힌 날짜 그대로, 프로그램을 끝내지 않은채, 이탈리아를 일찍 떠나기로 결심했다. 내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앞으로도 문제 없이, 유럽 샹건 국가들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이유가 그 첫번 째이고, 내가 이민법을 따라, 프로그램을 마치지 않고 이탈리아를 떠났을 때, 나의 경우와 관련하여 비자 및 이민법 시스템의 문제를 조명하여 드러낼 수 있다는 사명감 어린 의도가 그 두번째 이유이다.

나는, 이탈리아에서 편법을 써서 생길 수 있는 문제 때문에(그게 비록, 이민국에서 제시해 준 것이라 하더라도-혹은, 그게 이민국에서 제시해 준 것이기 때문에), 근 미래에 유럽 샹건 국가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나는, 일개의 개인이 이러한 이민법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희생되는지와, 이것이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에 어떻게 위배되는 지를 드러내고 싶다.

따라서,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탈리아 비엘라에서 실종되었다.

2009년 박보나

프리비어스 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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